해외여행을 갈까 고민하다가 내면으로의 여행을 선택한 것은 ‘신의 한수’였다
교단에 선 지 28년, 뭔가 이렇게 계속 살면 안되겠다는 위기감과 자괴감에 나를 찾고 싶어 1년 자율연수휴직을 내고 여기로 저기로 찾아다니며 방황했지만 답은 없고 다시 복직하여 4개월을 지내니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듯 마음은 허하고 채워지지 않는 불만족에 하루하루를 견디며 살고 있던 시절에 업무 메일로 마음빼기 명상 연수를 받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에 여기로 오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힘들 때마다 여기 저기 기웃거리며 나의 힘듦의 원인과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늘 그때뿐이고 임시방편이었을 뿐 나의 힘듦과 주변사람과 환경은 늘 그대로였습니다. 처음 1단계 빼기를 시작할 때는 ‘이거 뭐지?’ 생전 처음 듣는 마음빼기에 대한 의구심과 과연 잘될까 하는 의아심이 있었는데 그래도 이게 뭔가 되니까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찾아오고 전국적으로, 세계적으로 확산(센세이션)을 일으켰겠지 하며 일단 시키는 대로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하는 과정에서는 잘하고 있는지, 이게 맞는 건지, 빠지고 있는 건지 자신이 없었지만 그래도 했습니다. 1단계를 힘겹게 끝내고 나서는 기쁨과 나도 해냈다는 스스로에 대한 대견함과 성취감이 있었는데 그 기쁨도 잠깐, 2단계 자기의 상과 인연의 상은 그래도 잘 빠지는데 단 한 사람의 인연의 상은 쉽게 사라지지가 않더군요. 그게 너무 힘들어서 저는 2단계를 끝내지 못하고 돌아가게 될 것 같은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인연의 상을 빼면서 저는 왕년에 내가 몰입해서 봤던 드라마의 멋진 남자 주인공까지 뺐는데 문득 어떤 생각이 형광등처럼 ‘반짝’하고 불이 켜지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만든 허상세계에서 살고 있고 내가 만든 각본으로 드라마를 쓰고 있다면 그 사라지지 않는 한 사람도ㅡ 지난 TV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처럼 그냥 사라지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라마에 몰입해서 볼 때는 내가 여주인공 같고,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을 실제처럼 좋아하다가 드라마가 끝나면 미련 없이 떠나보내는 남자 주인공처럼, 내 삶도 내가 쓴 드라마고 그 남자주인공도 내가 쓴 각본대로 주어진 역할을 하는 거라면 사라지게 하는 게 뭐가 그리 어렵겠습니까? 어차피 진짜가 아닌 것을요 그 생각이 힘들었던 2단계를 무사히 끝내게 해주었고 제 마음은 뭔지 모를 가벼움과 기쁨으로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아침에 한 걷기 명상시간에는 넓은 마늘밭 앞에서 계룡산을 보며 잠깐 5분 명상을 했는데 나도 모르게 기쁨의 눈물이 제 볼을 타고 흘러내렸습니다. 지금은 3단계 내 몸 버리기를 하고 있는데 제 몸이 조금씩 더 가벼워짐을 느끼고 이것 역시 잘되리라 믿고 있습니다. 몸, 마음이 힘들 때마다 여행으로 위안을 삼았던 나, 내면 여행을 갈까 아님 해외여행을 갈까 고민하다가 내면으로의 여행을 선택한 것은 ‘신의 한수’였다는 것을, 그것은 단지 ‘나’의 선택이었다기보다는 ‘우주’가 날 끌어당긴 것은 아닌지 하는 오만한 생각마저 드는 것은 오버가 아니겠지요?
– 명상, 나를 다스리는 방법을 배우다(7박8일) 겨울 직무연수 참가자 송OO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