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분노, 자기연민으로 가득 찬 가방을 메고 항상 스스로를 다그치고 채찍질했던 내가
제가 이 주에 이 연수에 참가하지 않았다면 집에서 무엇을 하며 겨울방학을 보내고 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무언가를 배우거나 익히기 위해 자기 계발서를 읽고 강의를 듣거나 그것도 아니면 청소라도 하면서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저는 저 자신 그대로를 온전히 봐 주거나 내버려두지 못하고 항상 스스로를 다그치고 채찍질해 왔습니다.
내가 남들보다 열등하다고 생각되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더 나은 나를 만들기 이해 이것저것 배우고 움직이며 새로운 정보들에 귀기울였습니다.
또 과거의 기억에서 올라오는 후회, 분노, 자기연민 등 많은 마음의 지꺼기들을 커다란 가방에 메고 다니며 하루하루를 살았습니다.
이런 마음들이 안에서 스스로를 못살게 구니 학교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 담임을 하는게 두려웠습니다.
재작년부터 감사하게 교담을 맡게 되어 정서적 안정을 찾고자 심리학 서적들을 독파하고 명상센터에서 줌연수도 수강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덮고 줌 연수가 끝나면 도처에 저의 마음을 자극하는 재료가 넘치는 세상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고
마음 속 깊숙한 곳엔 여전히 의구심이 남았습니다.
내 인생을 송두리째 리셋하지 않는 이상 내가 바뀔까? 마음을 뺀다는게 말이 되나…
이곳 연수 장소는 트렌드코리아 2025에서 선정한 올해의 키워드 ‘무해력’과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인 듯합니다.
저에게 자극을 가할 어떠한 장소도, 물건도, 사람도 없는 상태에서 오롯이 내 마음을 돌아보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니
까맣게 잊고 지냈던 기억들까지 스멀스멀 떠 올랐습니다.
제가 그동안 쓸데없이 가방에 잔뜩 싸들고 다녔던 온갖 생각들, 감정들, 마음들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짐이 한결 가벼워지는 걸 느낍니다.
홀가분한 짐가방을 들고 또 자극이 넘실대는 세상으로 돌아가겠지만
여기서 배운 방법들을 실천하며 가짜 마음에 속지 않겠습니다.
강의해 주신 선생님들과 도움 주신 많은 스텝분들,
우리는 우주 마음 안에서 하나이니까 제 마음이 느껴지실 거라 믿으며 감사드립니다.
-목포 **초 교사 최** (2025년 겨울방학 교직원 명상 연수)